국토부의 2009년 기준 도시계획현황 통계에 의하면 도시지역(용도지역상)에 거주하는 우리나라 인구는 90.8%에 달한다. 약 5천만의 인구 중 도시지역에 거주하는 인구가 4천 5백만 명이 넘어 섰으며, 이중 서울을 비롯한 광역시에 절반가량의 인구가 살아가고 있다.
도시에서는 이용할 수 있는 토지가 부족하고 수요자가 선호하는 좋은 입지의 토지는 한정적이어서 토지가격이 높고, 밀도 높은 개발이 이루어지게 된다.
높은 토지가격으로 인해 공급되는 주택가격은 높아질 수밖에 없으며, 저렴하고 지불가능한 적정한 주택공급은 어렵게 되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주거의 안정을 위해서는 저렴한 주택의 공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이다.
많은 사람들이 좁은 면적에 거주하고 있어 도시를 어떻게 관리하고 주거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 가는 중요한 문제이다.
외국의 경우, 대체로 도시내부의 재생과 활력을 도모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문화나 경제 등을 포함한 도시재생전략(Urban Renaissance), 미국의 경우도 스마트성장전략(Smart Growth)을 통해 도심재생과 도시관리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웃 일본의 경우도 도시내부의 재생과 활력을 도모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도시재생은 도시외곽으로 빠져나갔던 중산층을 도심으로 다시 끌어들이고, 기존 도심의 지역공동체 해체를 최소화하는 것, 새로 유입되는 중산층과 도심내 취약계층의 사회적 통합을 고려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다.
도시재생은 도시 전체 발전을 위한 전략적 계획하에서 공공과 민간의 파트너쉽을 전제로 해당지역의 경제 ․ 사회 ․ 환경적 상태를 지속적으로 개선하여 지역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도시라는 공간에서 도시재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중의 하나는 주택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사람들이 사는 곳에는 일자리가 필수적이며, 이외 교육, 문화, 환경 등 다양한 한 요소들이 어우러져야 한다.
또한, 이 같은 다양한 요인들이 주택문제를 유발하는 원인들이 된다는 점에서 도시내 주택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다양한 계층의 주거를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유형의 주택공급이 필요
최근의 소형주택에 대한 관심 증가, 전세난, 오피스텔 가격상승 등 주거를 둘러싼 문제는 단순한 주택공급의 양적 부족만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그동안 다양한 유형의 주택, 대형평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중소형주택 공급 부족이 원인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도시형 생활주택을 새로이 도입하고 1~2인을 위한 소형주택 공급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또한 서울시는 지난 15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2020년까지 1~2인용 소형주택 30만호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주요내용은 향후 10년간 1~2인가구의 주택수요가 30만호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중대형 평형의 주택에서 다양한 유형의 소형주택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소형주택의 일정분을 공급할 것을 의무화하고, 재개발․재건축 등 민간사업에 적정한 인센티브를 부여하여 소형주택 공급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일본 도쿄의 경우, 베이비붐세대의 은퇴와 1인가구의 증가 등으로 1~2인 가구가 전체가구수의 67%에 달해, 이와 유사한 우리나라의 서울에서도 라이프스타일 및 주택에 대한 소유의식 변화, 직주근접을 위해 도심권으로 주택수요가 집중되는 등 국내 주택시장의 수요변화는 일본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또한 그동안 1인가구나 2인가구를 위한 소형평형의 주택 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여기에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중대형보다는 소형평형의 매력이 증가하여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은 높다.
따라서 그동안 부족했던 다양한 유형의 주택공급, 저렴하고 지불가능한 저렴한 주택의 공급 확대를 유도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1~2인가구의 소형주택부동산 수요가 있다고 해도 대규모로 소형 주택공급에 집중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다양성과 조화, 주거의 질 개선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다양하며 현재의 경제적 상황, 주택시장은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 장래의 주택수요를 추정해보고 미리 준비하는 작업은 중요지만, 다양한 요인을 더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소형주택의 인기와 수요가 얼마나 장기적으로 지속될지 확신할 수 없다. 일본의 사례와 같이 장기적인 침체가 오지 않고 빠른 경제회복과 성장이 지속된다면, 소형주택의 수요는 일시적 현상으로 그칠 확률이 높다.
저출산률을 감안해도 통계청의 추계인구는 2020년경까지 3인 이상의 가구는 꾸준히 증가한다.
최근 소폭의 출산률 증가추세가 지속되어 세대 당 가구원수가 증가하게 되고, 경제의 회복과 성장을 감안하면 소형 주택에 대한 수요만큼이나 중형이상인 주택의 수요는 늘어날 개연성이 높다.
일본의 경우, 부동산 버블붕괴 이전인 1986~1990년 동안 분양된 주택 중, 중소형 주택(70~99㎡)의 분양물량은 36.0%였으나, 최근 2001~2005년 동안 41.8%로 증가하였다.
자가주택의 1인당 거주면적도 2000년에 비해 5.2% 증가하였으며, 최근 고급맨션에 대한 수요와 공급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1인가구의 증가로 소형주택의 공급이 늘기는 했지만, 소득수준의 향상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주택에 대한 수요와 공급되는 주택의 유형은 다양해졌다.
이를 위한 공공의 역할은 주거복지의 증진에 우선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주거환경의 개선이 필요한 지역에 삶의 질을 증가시킬 수 있도록 경제, 교육, 문화, 환경 등 다양한 편의 시설과 기반시설의 공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그리고, 지역내 주택수요에 적절히 대응하면서 다양한 주택, 다양한 평수의 주택이 꾸준히 공급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보다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영국의 경우, 도시재생사업은 누구나 한번 살기 시작하면, 계속 살고 싶어 하는 동네를 지향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주택문제는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동네가 너무 한정되어 있어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주거안정을 위해 공공이 해야 할 역할이 있지만 주택시장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공공의 주거문제의 해결을 위한 개입은 수요에 대응하는 원활한 주택의 공급에 중심을 두기보다는 개선이 필요한 지역에 다양한 삶의 질을 증가시킬 수 있도록, 경제, 교육, 문화, 환경 등 다양한 편의 시설과 기반시설을 공급하는 데 있는 것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