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에 사는 J씨는 자신이 보유한 2주택 중 1주택을 팔고 지난해 9월 서초역 인근 이면도로변에 위치한 신축상가건물의 3층 25평을 평당 3,000만 원에 매입했다.
매입자금 7억 5,000만 원 중 3억 원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지만, 월 450만 원의 임대료 수입이 가능하기에 이자 150만원을 제외해도 월 300만 원의 고정수입을 올릴 수 있을 거란 계산에서였다.
그러나 현재까지 임대가 나가지 않아 대출 이자를 비롯 생활비까지 생돈을 지출하고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서초역 인근은 유동인구도 많고 상권도 좋기로 소문난 곳이 아닌가. J씨는 앞으로 어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며 상담을 요청해왔다.
상가 투자는 수익형 부동산 중 여전히 매력적인 선호 대상이다. 고정적인 임대수입은 물론이고 자산 가치 증식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처럼 주택 경기가 침체돼 있고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는 노후를 위한 재테크로서 상가 투자가 또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상가 투자는 수익성이 높은 만큼 위험성도 크다. 투자 전 반드시 상권분석을 치밀하게 해야 하는 등 일반인들이 투자 결정을 내리는 데는 어려움이 많다.
게다가 요즘에는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인하여 상가의 공실률과 매출 하락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시장환원율 추출은 임대 사례 분석으로
상가 투자 방식에는 기존 상가를 매입하는 방법과 신규 분양을 받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기존 상가 매입은 신규 분양 상가보다는 매입가가 더 비싸다는 단점은 있지만 상권 분석이 용이하고 검증된 매장을 구입한다는 점에서 안전하다.
기존 상가나 오피스텔의 매입비용이 적정한가의 여부는 임대소득을 통해 판단할 수 있다.
가령 A라는 매장의 보증금이 5000만 원이고 월임대료가 400만 원이라면 이 매장의 연간 임대소득은 5000만×6%(제2금융권 이자율)=300만 원에 연간 임대료 4,800만 원을 더해서 5,100만원이 된다.
이를 가능총소득이라 하는데, 순영업소득은 가능총소득에서 공실 및 대손충당금과 영업경비를 제외해야 한다.
그런데 관리하는 주체와 방법에 따라서 그 비용 편차가 많이 나게 되므로, 연면적 300평 이하 건물의 표준적인 영업경비비율인 10%를 적용해 순영업소득을 산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5,100만원에 10%를 적용하면 순영업소득은 4,590만 원이 된다.
기대수익률(시장환원율)을 7%로 예상한다면, 4590만÷7%=6억 5,571만 여 원이 A 매장의 가치라 할 수 있다.
따라서 A라는 매장의 양도가가 6억 5,571만 원보다 많으면 고평가 되어 있고, 적으면 저평가 되어 있다고 판단해서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시장환원율은 다가구주택이나 원룸텔 등 월세 수입이 가능한 임대용 주택 구입 시에도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다.
"시장환원율"이란 무위험율 인플레이션율 위험율(리스크 프리미엄)을 말하는데, 무위험율 인플레이션율이 현재 연 4%인 제1금융권 이자율이므로, 상가 투자의 리스크 프리미엄은 3%가 된다.
그러나 모든 지역의 상가 리스크 프리미엄이 3%인 것은 아니다.
상가가 위치한 지역이나 용도별로 환원율이 차이를 보이는데, 이는 소득의 성장성과 위험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의 상가는 소득에 비해 가격이 높게 형성돼 환원률이 낮게 책정되게 된다.
이는 현재 가치보다 미래 가치를 높게 평가하기 때문이다. 바로 강남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그러나 환원율이 높다 해서 미래가치가 낮다거나 위험성이 높다고 단정 지을 수도 없다.
환원율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려면 인근 상권의 임대 사례를 통해서 평균 환원율을 추출할 수도 있다.
가령 비슷한 상가 매장의 보증금과 월임대료, 매매가액을 수집해서 순영업소득을 매매가액으로 나누어 주면 된다.
임대 사례를 통한 시장환원율 추출은 신규 분양 상가 투자 시에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신규 분양은 시행사의 안정성 체크가 가장 중요
신규 분양은 등기 분양과 임대 분양이 있다. 등기 분양은 상가의 한 매장을 자신의 소유로 구입하는 것이며, 임대 분양은 간단히 말해 점포 사용권을 얻는 것이다.
등기 분양은 초기 구입비용이 부담이 되지만 재산권 행사가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장사만 잘된다면 자산 가치 증식 면에서도 유리하다.
그러나 향후 장사가 잘 되지 않는 상가가 되면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위험도 있다.
임대 분양은 오랫동안 장사를 안정적으로 할 수 없다는 단점은 있지만, 초기 투자비용이 저렴하고 계약 연장을 하지 않으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에 원금손실이 없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등기 분양은 아파트 단지 내 상가나 근린상가에, 임대 분양은 테마 상가나 복합 상가, 쇼핑몰 등에 하는 게 일반적이다.
각각의 장단점은 다르지만, 투자 결정 시 상권 분석은 필수적이며 시행사의 안정성을 무엇보다 점검해야 한다.
상가는 대지 지분이 아주 작기 때문에 시행사가 완공 전 부도나게 되면 투자 원금을 찾을 방법이 거의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은 믿을 만한 건설회사가 시공하는 상가를 분양받거나 상가 건물을 여러 번 분양한 경험이 있는 시행사를 선택하는 길이다.
특히 임대 분양에서 상가활성화의 여부는 시행사의 능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문광고의 달콤한 문구를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테마 상가나 쇼핑 몰의 경우는, 과도한 상가 개발비를 주지 않도록 잘 따져 봐야 하며, 상가 매도나 계약 해지 시 반환 여부도 사전에 알아 봐야 한다.
상가 개발비는 분양대금 외에 시행사가 인테리어비나 홍보비 명목으로 거둬들이는 준분양대금을 말하며, 몇몇 상가들이 과도한 상가개발비를 받은 후 사용처를 밝히지 않음은 물론 관행적으로 반환하지도 않고 있어 말썽을 빚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