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은 갈수록 치솟고, 집값은 뚝뚝 떨어지는데...이번 기회에 나도 내집 장만 해볼까(?)'
올 가을 이사철 최악의 전세대란이 예고되면서 일부 지역에서 저가매물을 대상으로 한 내집마련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특히 부산과 대전 등 지방의 경우 전세금에 추가로 5000만~6000만원만 보태면 내집 마련이 가능해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매매 전환 현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반면, 서울 등 수도권의 경우 여전히 전셋값이 매맷값의 절반 수준을 밑돌고 있어 추가 자금 부담이 큰 데다,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도 어려워 세입자들의 선택 폭은 좁은 편이다.
때문에 올 가을 서울 도심권에서 외곽지역으로 밀려나는 '탈(脫)도심'도미노와 값 싼 전셋집을 찾아 떠도는 '전세난민(難民)'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국토해양부와 국민은행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6월말현재 서울 강남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6억5472만원, 평균 전세가격은 2억8731만원으로 나타났다.
강남권의 경우 세입자가 매매로 갈아타려면 전세금의 두배가 넘는 3억6741만원을 끌어와야 하지만, 최근 잇단 금리인상에다 정부의 가계부실 대책으로 은행 대출 문턱은 더 높아져 사실상 추가 자금 조달은 어려운 실정이다.
때문에 올 가을 전세대란이 닥칠 경우 강남권 세입자들은 전세금이 좀 더 싼 강북권(평균 전세가격 2억240만원)으로 옮기거나 인천ㆍ경기 등 수도권에서 내집마련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서울 강남 전세금(2억8731만원)은 경기도 집값(2억8723만원)과 비슷하고, 인천에서 내집을 장만하면 오히려 7000만원의 여윳돈을 굴릴 수도 있다.
그러나 국토부 조사 결과, 대부분의 서울 강남권 세입자는 학군 수요 등으로 해당 지역에 계속 머물려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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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이들은 올 가을 치솟는 전셋값과 생존을 건 한바탕 사투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강북권 세입자의 경우 인천이나 김포ㆍ파주ㆍ광교ㆍ판교 등 올 하반기 입주하는 6개 신도시(2만6000여 가구)에서 내집마련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지방의 경우 올들어 집값이 20% 이상 폭등한 부산에서 올 하반기 활발한 전세→매매 전환이 예고되고 있다.
부산 아파트 평균 매매값은 1억9473만원인데 비해 전셋값은 1억 2825만원으로, 추가로 6648만원 정도만 보태면 내집마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전의 경우 전세→매매 격차가 5702만원, 울산은 4475만원, 광주는 3025만원에 불과해 올 가을 전세난이 심화될 경우 추가자금을 조달해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타는 수요가 잇따를 전망이다.
이호연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올 가을 전세비중이 높은 개별 단지 중심으로 전세물건을 찾지 못해 매매로 갈아타는 경우가 나올 것"이라며 "다만, 서울 강남권의 경우 저가 매물이나 소액 상품이 아닌 경우에는 추가 부담이 크기 때문에 매매전환도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강주남 기자/nam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