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휴일이라 아침 이르게 아내와 나,
그리고 우리의 동거견인 '돌비'와 '새비'랑 같이
이웃에 있는 공원에 나왔습니다.
공원에 나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새벽 공기가 참 좋습니다.
푸르디 푸른 나뭇잎들이 빨갛게, 또는 노랗게 변색이 되어 흩날리고 있습니다.
짙은 가을 날 새벽길입니다.
사람들도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안개까지 살짝 끼어 아침이 더욱 싱그럽습니다.
얼마를 거닐다 우리는 한 노부부를 만났습니다.
언뜻 보아도 80세가 넘는 노인네들이였습니다.
할머니는 허리가 굽었습니다.
두 분 모두 한손엔 지팡이를 쥐었고 그리고 나머지 한손은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새벽 산책을 나오신 것 같았습니다.
그 모습이 어찌나 다정스럽고 편안해 보였는지
우리부부는 서로 눈이 마주쳤습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내 마음엔 잔잔한 여울이 일었습니다.
아마 아내의 마음도 그런 것 같았습니다.
요즘의 가정, 부부의 세태는 하도 험해서 말로 표현하기가 쑥스러워집니다.
부부의 애정은 날이 갈수록 퇴색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아내가 여자냐 ? 가족이지'....
남편들만의 모임에서 나온다는 말입니다.
정말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아내들 역시 같은 생각일지 모르겠습니다.
'남편이 남자야? 돈 버는 기계지'
부부가 오래 붙어살면서 너무 익숙하다보면
서로를 생각하는 사고가 자신도 모르게
잘못 편향된 길로 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합니다.
여자가 보기에는 남편이 '보시기'인줄 알았는데
갈수록 작아져 이제는 '종지'가 되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남자가 보기에도 아내가 '예쁜 천사'였는데
살다가 보니 '바가지'로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이 아침, 저 노인부부들처럼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서로를 격려하면서, 서로를 의지하면서
인생이란 험한 산길을 같이 걸어오는 모습을....
우리부부나 여러분들에게 부디 좋은 본보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마음 속으로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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