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신도시 인근 토지 거래 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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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27일 오후. 눈이 수북이 쌓인 평택 서정리역 인근은 삼성전자 평택 유치 소식에 한껏 들뜬 모습이다. 서정리역 입구에는 ‘삼성전자 120만평 고덕산업단지 입주를 축하합니다’
‘평택에 삼성 유치를 이뤄냈습니다’ 등등 삼성전자 입주를 환영하는 플래카드가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서정리역 인근에서 만난 한 주민은 “고덕신도시가 제대로 추진되지 않아 아쉬웠지만 삼성전자가 들어온다니 이제 침체됐던 도시가 살아날 희망이 생겼다”며 기뻐했다.
경기 평택시 고덕신도시 내 395만㎡ 부지에 들어서는 ‘삼성고덕산업단지’에는 태양전지와 의료기기, 바이오제약 등 삼성그룹의 차세대 주력 산업 생산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과 파주 LG디스플레이 생산라인 면적의 2배가 넘는 규모를 자랑한다.
삼성전자는 이곳을 수원의 디지털시티, 기흥·화성·온양의 나노시티, 천안·탕정의 디스플레이시티와 함께 핵심 첨단산업단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일자리 창출 효과와 함께 삼성전자가 들어설 고덕국제신도시 개발 촉진 효과도 기대된다. 경기도는 평택 고덕신도시를 평택항, 이전 예정인 미군기지, 황해경제자유구역과 연계한 일체형 자족 도시로 조성할 계획이다. 평택시 서정동, 고덕면 일대 1743만㎡에 LH와 경기도, 경기도시공사, 평택도시공사가 공동 조성 중인 고덕국제신도시는 5만4000여가구가 들어설 주택용지와 이번에 삼성전자가 입주를 결정한 395만㎡의 산업용지로 이뤄졌다.
한동안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시름을 앓던 평택 주민들은 일제히 환영하는 모습이다.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침체됐던 부동산 경기에도 활기가 돌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입주 발표가 나면서 부동산시장이 들뜬 건 사실이에요. 땅 투자하겠다는 문의가 늘었고 고덕면 일대 땅 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은 이미 많이 뛰어 더 오를진 의문이에요.” (평택시 고덕면 K부동산 대표) 2008년 5월 고덕신도시 조성사업이 시작된 이후 평택 토지 가격은 많이 올랐다.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입주 예정지인 고덕면, 지제동 일대 일반주택용지는 3.3㎡당 150만~160만원 수준. 인근 방축리 땅도 120만원을 호가한다. 농지는 다소 저렴해 3.3㎡당 70만원에 달한다. 현지 중개업소에는 고덕면 두릉리 383㎡(116평) 토지가 1억5000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고, 당현리 계획관리지역 부지 3000㎡(908평)는 6억8000만원으로 3.3㎡당 75만원 수준이다. 부동산시장 영향은 오산 세교지구 출퇴근 수요 늘어난다 삼성전자 단지 개발이 시작되면 평택 부동산에 적잖은 변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일단 평택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상업·편의시설 등 부동산에 호재로 작용될 수 있다. 평택 진위면에 위치한 기존 LG전자 평택공장과 더불어 삼성전자까지 입주하면 각종 부품업체 등 관련 기업들도 잇따라 들어서기 때문이다. 넓게 보면 평택을 중심으로 화성, 동탄, 오산 등 수도권에 인접한 서해안 지역 투자가치가 부각될 전망이다. 특히 이들 지역은 항만, 도로 등 인프라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중국을 겨냥한 수출입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병호 한국리츠에셋 감정평가사는 “평택은 수도권 남부 복합도시로 성장하면서 수도권의 유일한 해양, 공업, 주거, 농업, 물류 도시로 도약할 것”이라며 “천안과 수원 사이의 특색 없는 도시에서 벗어나 넓은 평야지대와 바다를 이용한 친환경 녹색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축포를 터뜨리기엔 이르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 단지 조성이 5년 뒤인 2016년에나 완료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11년 상반기 토지보상을 마치고, 하반기부터 부지 조성에 들어간다. 이미 조성사업을 한 지 2년 반이나 지났지만 삼성이 들어서는 고덕신도시 개발도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다. 고덕신도시는 당초 2013년 12월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었지만 현재 84%의 토지보상이 이뤄진 가운데 일정이 계속 늦춰지고 있다. 택지지구 조성공사의 경우 미군기지 이전이 지연되면서 완공시기가 5년 이상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뿐 아니다. 현재 평택 주변에 추진 중인 대형 부동산개발사업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고덕신도시를 비롯, 브레인시티첨단복합산업단지 조성사업, 행정타운 건설 등 평택을 중심으로 화성, 동탄, 오산 등 동시 다발로 개발사업이 추진 중이지만 대체로 지지부진하다. 지자체와 정부보조 예산, 특히 LH 투입자금은 한정돼 있는데 수요에 비해 개발사업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게 문제다. 한태욱 대신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평택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막대한 PF자금 조성이 어렵고 주민들의 무리한 보상 요구로 토지수용작업이 지연되고 있다”며 “미군기지 이전이 지연되면서 각종 개발사업 계획을 조정하거나 재검토해야 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평택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상당수 풀렸지만 파급효과가 큰 호재는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평택은 2010년 12월 전체 토지거래허가구역 421.21㎢ 중 40.5%인 170.76㎢가 해제됐다. 거래허가구역 해제 실익이 적은 국공유지와 군사시설보호구역이 전혀 없어 경기도에서 파주에 이어 해제 면적이 사실상 가장 넓다. 하지만 고덕신도시와 평택 브레인시티 등 대규모 개발지 인근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되지 않았기 때문에 선별적으로 투자에 나서야 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미군기지 이전 지연과 쌍용자동차 문제, LH 사업 재조정에 따른 신도시 개발 지연 등으로 산업기반이 취약한 게 흠”이라며 “평택은 미군기지 이전 등을 겨냥한 아파트 공급과 특히 임대사업용 원룸 공급이 많은 게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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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 부동산 투자상품은
공장 상업용지, 원룸 임대사업 관심 악재도, 호재도 많은 평택 부동산 투자는 멀리 봐도 괜찮을까. 전문가들은 아파트 대신 토지, 특히 상업용지와 공장용지 투자를 눈여겨보라고 주문한다. 한태욱 위원은 “LH, 지자체 등 공공기관 중심으로 단지조성사업이 진행 중이라 조성이 완료된 후 삼성단지 인근 상업용지 투자를 노려볼 만하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입주 단지 정문이나 후문 쪽 근린상가나 나대지, 토지를 미리 사서 용도변경에 따른 시세차익과 개발이익까지 염두에 둔 투자가 필요하다.
주거시장은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당장 넘쳐나는 미분양시장에는 호재일 수 있지만 삼성 입주에는 5년 이상 시간이 필요하므로 아파트시장이 크게 요동치기는 힘들 전망이다. 현재 평택 일대 아파트 가격도 주춤한 분위기다. 서정리역 인근 평택시 이충동 현대아파트는 전용 85㎡ 실거래가가 2010년 10월 1억7000만원에서 11월 1억4000만원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다.
박상언 사장은 “삼성이 자리 잡을 때까지 오랜 기간 투자금이 묶일 수 있다”며 “삼성 직원 주택 수요를 자체 기숙사에서 커버할 수 있으므로 주변 주택 투자는 삼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재모 한양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평택에는 현재 20개가 넘는 공공, 민간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라 공급과잉이 우려된다”며 “삼성단지 유입은 일시적 호재일 순 있지만 현재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내다봤다.
지역별로 보면 평택보다는 인근 오산 역세권을 노려볼 만하다. 박병호 감정평가사는 “주변 용인 남사, 이동지역과 오산 세교지구 등이 관심을 끄는 가운데 오산역세권 투자가치가 높을 것”이라며 “오산동, 원동, 가수동 지역의 재건축 기대 소형아파트와 단독주택, 오산 서부와 남부지역 공업용 부동산이 유망하다”고 내다봤다. 현재 오산 가수주공 전용 47㎡ 실거래가는 1억1000만원 수준이다.
평택과 인접해 있고 서울로 이동하는 통로에 입지한 오산 세교신도시도 관심을 끌 전망이다. 최현일 열린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오산 세교신도시는 인근 동탄신도시보다 집값이 저렴하고 국철 1호선 등 대중교통망을 구비한 게 장점”이라고 전했다. 양재모 교수는 “평택의 교육·문화여건을 고려하면 삼성단지 출퇴근이 가능하고 인근 수원과의 연계성도 높은 동탄 지역 아파트 수요가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거지 투자가치로는 일반 아파트보다 임대가 가능한 원룸사업이 그나마 낫다. 채익종 다다디앤씨 사장은 “삼성 단지 입구 위치와 인근 주택단지 개발계획을 알아본 뒤 부지를 미리 선점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라며 “협력업체들이 대거 들어설 예정이라 이들 수요를 커버할 원룸 임대사업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