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모아 집을 사는 일은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다. 이삿날을 정할 때 '미신'적인 요소도 많이 고려된다.
대표적인 예가 제주도의 이사철이다. 제주도에는 '신구간'이라는 풍속이 있다. 신구간은 24절기 가운데 대한 5일 후부터 입춘 3일전까지 8일간을 뜻한다. 이 기간을 제주도 사람들은 이사나 집수리의 적기로 삼기 때문에 가장 많은 이사인구가 발생한다.
실제로 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신구간을 앞두고 이사할 집을 구하는 발길이 늘며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전세, 매매가격이 매주 0.5%씩 상승중이다. 제주는 이달 첫째주의 전세·매매값 상승률 1위지역이었다. 다른 지역이 이사 비수기로 접어드는 것과 상반되는 현상이다. 전통풍습이긴 하지만 실제 경제 흐름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비슷한 예로 '손없는 날'이 있다.
손은 빈곤, 고독, 병환을 불러오는 '태백살'이라는 액운을 의미한다. '손'은 악귀 손님을 의미한다는 분석도 있다. 손이 동서남북을 떠돌다 잠시 하늘로 올라가 있는 날이 '손없는 날'이다.
일반적으로 매월 음력 9, 10, 19, 20, 29, 30일이지만 이사를 가는 집의 방향에 따라 조금씩 날짜가 바뀔 수 있다. 손없는 날에 이사를 가기 힘들면 미리 손없는 날을 택해 이사갈 집에 전기밥솥과 식기 등을 가져다 두면 된다는 미신도 있다.
물론 과학적 근거는 전무하다. 이사전문업체 'ㅌ익스프레스' 관계자는 "오히려 '손없는 날'이 사고가 많이 난다"며 "이사일정이 몇건씩 겹치다 보니 안전사고가 잦고 직원들도 이삿짐을 꼼꼼하게 챙기기가 더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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