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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형부동산[시장/동향/전망]한사람이 일곱채씩이나...실수요 들러리 세운 할인분양 수재블[구미/지방/임대사업]정보제공

by 수재블 2011. 4. 11.

수익형부동산[시장/동향/전망]한사람이 일곱채씩이나...실수요 들러리 세운 할인분양  수재블[구미/지방/임대사업]정보제공
[현장클릭]"한사람이 일곱채씩이나..." 실수요 들러리 세운 할인분양

"190명 왔으면 190번까지 돌고 191번부터 다시 기회를 줘야지 잘못된 것 아닙니까?"

6일 입주를 한 달 앞두고 최고 2억5000만원 할인분양에 나선 마포 펜트라우스 분양현장. 서울 송파구 노후아파트에서 새 집으로 이사를 희망하던 정모(53)씨는 추첨권 1번을 쥔 계약자가 84㎡(전용면적, 이하 생략) 7채를 '싹쓸이'하자 분개했다.

정씨를 비롯한 계약희망자들의 언성이 높아진 것은 한 사람이 계약금(5%)만 내면 여러 채를 분양받아도 상관없다는 입주자모집공고 내용 때문이다. 이들은 '1인1채' 분양이 아니면 앞 번호를 뽑은 사람에게 소위 투기꾼들이 수수료를 주고 여러 채를 분양받게 하는 '거래'가 가능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철저한 준비로 '공평한 게임'처럼 인식됐지만 1번이 실거주 평형인 84㎡를 '싹쓸이'해가자 상황이 달라졌다. 사업주체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계약이 시작된 이날 오전 10시까지 온 190여명을 상대로 '101동 101호'같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추첨했다. 줄 선 순서대로 추첨을 하면 전날부터 밤을 새고 장사진을 칠 것을 우려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결국 LH의 의도여부와 상관없이 투기꾼의 입도선매(立稻先賣)를 방조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1번부터 '대형사고'가 나자 당황한 LH 및 분양관계자는 "입주자모집공고에 이미 써있던 내용이다"라면서도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 혼란이 있었다"고 사과를 했다. 하지만 순번이 수 십번을 넘어갈 때까지 장내는 한참동안 소란스러웠다.

이날 계약결과는 실거주용으로 인기있는 중소형 평형만 바닥이 났다. 총 251가구 가운데 84㎡(A~C)는 B유형 서 너채만 남기고 모두 현장에서 계약을 마쳤다. 103㎡, 104㎡(A~B)도 상당수 나갔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가장 큰 152㎡는 40가구 중 1가구만 팔렸다. 현장을 지켜보던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중소형 평형은 사업지 근처가 여의도라서 직장인들에게 전세를 놓으면 잘 팔릴 것"이라며 "투자목적으로 왔다면 할인분양의 덕을 톡톡히 보고갈 것"이라고 귀띔했다.

◇ 계약금만 내면 한 동 전체를 사도 된다? 실거주자 "들러리 된 기분"

= 문제가 된 입주자모집공고 내용은 "본인 또는 대리인 여부에 관계없이 추첨 당일 참석자 1인당 1개의 동호지정 번호를 부여하며 1인당 동호지정 개수는 제한이 없이 다수의 동호를 지정하여 계약체결할 수 있음"이라는 부분이다. 여러 채를 분양받아도 제한이 없어 일반분양 95%가 미달된 미분양 사업장을 확실하게 '털어내겠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마포 펜트라우스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 주택으로 계약 후 즉시 전매도 가능하다.

이날 나눠준 순서표도 합리적으로 보였지만 사각지대가 존재했다. 입주자모집공고에 따르면 "1인이 2개 이상의 동호지정 번호를 부여받는 경우에는 당해 동호지정 순번 및 계약은 모두 무효처리됨"이라고 돼 있다. 하지만 일부 계약자들은 부동산업자와 일가친척을 동원해 번호표를 확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내 좌석 뒤편에서 팔짱을 껴고 혼란스러운 현장을 지켜보던 50대 남성은 "입주자모집공고에 썼다고 내미니 할 말이 없어 중개하는 분양사무소에 가서 반발해 봤지만 소용없는 노릇"이라며 "실제로 살라고 한번 와 봤더니 투기꾼들이 앞에 싹 와서 가져가 버렸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시골에서 올라오신 어머니까지 모시고 신혼집 마련을 위해 온 30대 부부는 "7채씩 사들이는 사람을 보니 여기에 실거주자는 우리만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까지 든다"며 "결국 계약금만 갖고 오면 한 동을 다 사도 된다는 소린데 시간이 지날수록 들러리가 된 기분이다"고 허탈한 마음을 전했다.

◇ 은행도 '새 먹을거리' 입주잔금대출 시범사업장에 관심

= LH와 잔금대출 협약을 맺은 우리은행에게 마포 펜트라우스는 신상품 '시범사업장'이었다. 은행이 새로 만든 입주잔금대출상품은 아직 분양잔금을 다 치루지 않은 상태에서 신용대출을 해주고 연말에 잔금납부가 끝나면 주택담보대출로 전환해 주는 형태다. LH 관계자는 "LH의 공신력을 믿고 은행도 공격적인 판매전략을 편 것 같다"며 "본사에서도 마포사업장을 시범단지로 생각하고 관심을 갖고 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마포 펜트라우스의 납부조건은 ▲계약금(계약 시) 5% ▲입주지정기간(5월31일~6월29일) 내 잔금 45% ▲분양잔금(12월30일까지) 50%이다. 84㎡(A형) 101동 2층 기준으로 총 6억1856만원 가운데 계약금 3200만원과 입주잔금 2억7728만원을 내면 5월 31일에 열쇠를 받고 입주가 가능한 것이다. '뭉텅이' 융자를 받는 주택대출 고객은 '누구든' 은행이 선호하는 손님이다.

◇ 조합, 고분양가 내밀어 빈집 속출..결국 LH '무리한' 마케팅

= 마포 펜트라우스는 '사연 많은' 사업장이다.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짓는 재개발단지로 2009년 일반분양 251가구를 내놨지만 조합원 부담을 줄이려고 분양가를 높였다가 대부분 미분양 상태로 남았다. 다음달 입주를 앞두고 빈집이 우려되자 지난해에 이어 할인분양에 나섰다. 최초분양가 대비 최고 2억5000만원(평균 16%)을 깎아서다.

막대한 할인분양이 성사된 것은 조합원 역시 이자부담 등을 고려할 때 빈집을 채우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해서다. LH도 빨리 미분양 사업장을 털어버려야 한다는 생각에 투기 사각지대를 방조하는 결과를 낳았다. 서홍원 LH 서울마포사업단 판매부장은 "일반분양의 95%가 미달됐던 사업장으로 입주는 당장 5월말로 다가왔는데 빈집이 수두둑해서 특단의 판촉전략을 썼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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