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은퇴 본격화.. 수익형부동산 인기에 밀려
목돈 장기간 묶이는 유동성 리스크.. 투자수요 관망세
서울 강남권 재건축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상승세를 보였던 강남권 주요 재건축단지의 아파트값은 3월 들어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른 주택시장 침체와 맞물리면서 4월부터는 본격적으로 가격이 내리막길을 걷는 모습이다. 부동산투자 1순위로 꼽혔던 강남권 재건축아파트가 최근 맥을 못추는 이유를 점검해본다. [편집자]
최근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이 조정을 받고 있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선 저가매물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부동산투자에서 황금알을 낳는 1순위로 꼽혔던 재건축시장에 대한 `불패신화` 기대감이 여전히 살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남권 재건축아파트는 투자금액이 크다는 점에서 일정부분 대출을 끼고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금리상승 분위기와 주택시장 불확실성 등으로 향후 수익을 확신할 수 없는 분위기가 재건축아파트의 거래침체를 야기하고 가격조정으로 이어지는 요인이다.
특히 근래 베이비부머들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재건축과 같은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보단 안정적으로 매달 고정적인 수익을 받을 수 있는 수익형부동산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큰 규모의 투자금이 오랫동안 묶여있을 수밖에 없는 재건축투자는 점차 외면받고, 적은 돈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고정수익이 가능한 수익성 부동산으로 시장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
◇ 재건축투자 수익성 예측 어려워져
투자자들의 관심은 현 시점에서 강남권 재건축아파트를 샀을 때 얼마만큼의 수익이 가능할지다.
현재 가격이 7억9000만원(서울부동산정보광장 5월 실거래가)인 개포주공1단지 43㎡(13평형)를 투자해 향후 109㎡(33평형)를 배정받을 경우 추가부담금으로 2억1000만원(재건축조합 추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대출이자와 세금 등 부대비용을 감안하면 대략 11억원대의 자금이 필요한 셈이다. 인근의 도곡렉슬 111㎡(33평형)의 시세(11억5000만~12억5000만원)를 참고로, 매년 물가상승률(3%대)만큼 아파트값이 올랐다고 가정하면 향후 5년후 입주시 가격은 15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4억~5억원선의 시세차익이 발생해 연평균 수익률은 6% 정도로 추정된다. 이는 재건축사업이 안정적으로 5년내에 이루어지고 아파트가격도 물가상승률만큼 상승해야만 가능한 수익률이다. 다만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받게 되면 실제 시세차익은 작아질 수 있고, 입주시점에 아파트가격이 오르지 않는다면 수익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그런가하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수익형부동산인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의 경우 1억원 가량의 투자로 임대수익률은 연 5~6% 수준을 기대하고 있다.
노두승 삼성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재건축 단지별로 여건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정확한 수익성을 예측하기에 무리가 있다"면서 "재건축투자의 경우 현금이 오랫동안 묶이는 유동성 리스크도 동반된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 세금·규제 여전히 부담.. 투자수요 관망
강남권 진입을 노리는 투자자들 입장에선 최근 재건축아파트의 가격조정이 기회가 될 수 있다. 시세보다 저렴한 급매물을 매입하면 투자수익을 좀더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분양으로는 나오지 않는 로열층 아파트를 배정받는데 유리하고, 반포동의 재건축아파트와 같이 입주 후 가격이 급등할 경우 수익성이 더 좋아질 수 있다.
반면 주택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재건축 정책의 불확실성도 남아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투자자들이 강남권 재건축투자에 선뜻 나서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능 지오랜드컨설팅 대표는 "강남권 재건축시장이 움직이기 위해선 다주택자들이 투자에 나서야 하는데 현재로선 다주택자 세금부담이 크기 때문에 쉽사리 투자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시장을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과거 잠실주공과 같이 대지 지분이 많아 추가부담금이 없는 저층 재건축은 투자메리트가 있었지만 현재 강남권 재건축의 대부분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건축비를 부담해야 하는 중층 재건축단지다. 30평형대에 입주하기 위해 5억~10억원의 큰 금액을 투자해야 하는 것도 재건축시장의 투자수요를 위축시키는 이유로 꼽힌다.
여기에 서울시의 재건축 정책기조가 공공기여율 상향 등 공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향후 수익성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기 어렵고, 몇년후 가격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만큼 주택시장 전망도 밝지 못하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주변 아파트시세가 오르거나 재건축아파트에 대한 추가적인 규제완화 조치가 있어야 시장이 움직일 수 있다"면서 "그러나 서울시내에서 강남권에 재건축아파트가 가장 많이 몰려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강남을 위한 정책이란 비난을 의식해 재건축관련 규제를 추가로 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DF11&DCD=A00402&newsid=01662966596253184
[강남재건축 찬바람]①백약이 무효..침체 골 깊다
개포주공·고덕시영·가락시영 `빅3`
사업추진 호재 불구 가격하락 본격화
서울 강남권 재건축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초까지만 해도 상승세를 보였던 강남권 주요 재건축단지의 아파트값은 3월 들어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른 주택시장 침체와 맞물리면서 4월부터는 본격적으로 가격이 내리막길을 걷는 모습이다. 부동산투자 1순위로 꼽혔던 강남권 재건축아파트가 최근 맥을 못추는 이유를 점검해본다. [편집자]
서울 강남권 재건축시장의 침체가 본격화하고 있다. 개포주공, 고덕시영, 가락시영 등 주요 재건축단지들이 개발계획 발표와 사업단계 진전이라는 호재에도 불구,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강남구 개포지구는 재건축 재정비안이 통과되고 4월에는 강동구 고덕시영이 사업시행인가를 통과했다.
그러나 이같은 호재에도 불구하고 발표 당시 반짝 호가 상승이 이뤄졌을 뿐 현재 재건축아파트값은 발표 직전에 비해 1000만~3000만원 가량 가격이 빠진 상태다.
송파구 가락시영의 경우 2종주거지역에서 3종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 종상향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대감보다는 오히려 추가매물이 출시되고 있다.
◇ 3월 호가 반짝 오른후 내리막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49㎡의 실거래가격은 지난 2월 10억500만원에서 4월 9억5000만원으로 떨어진데 이어 이달에는 9억4000만원으로 하락했다. 최근 3개월새 5000만~6000만원 가량이 빠진 셈이다.
개포주공은 지난 3월 중순 `개포택지개발지구 제1종지구단위계획 재정비안`이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통과하자 매물이 회수되며 호가가 1000만~3000만원 가량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개포지구 개발계획 발표 호재는 오래가지 못했다. 개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35㎡는 재정비안 통과 소식에 한때 호가가 7억1000만~7억2000만원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이달 들어선 6억8000만원으로 재정비안 통과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개포동 H공인 관계자는 "재정비안 발표 당시 문의전화는 많았지만 실제 거래로는 이어지지 않았다"면서 "이미 재건축 호재가 시세에 반영돼 가격수준이 높게 형성돼 있고, 주택시장 불투명성으로 섣불리 매수에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강동구 고덕시영 아파트는 지난달초 재건축 사업시행 인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관리처분 총회를 진행한 후 이주 및 철거 등을 거쳐 기존 2500가구가 최고 35층, 51개동 3263가구로 변모하게 된다.
◇ 사업승인 받아도 가격영향 미미
재건축사업의 경우 사업단계가 진전될 때마다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고덕시영은 사업시행 인가라는 호재에도 불구, 가격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강동구 고덕시영 34㎡의 경우 올 1월에는 4억2000만~4억4000만원선에 거래됐지만 3월에는 4억1300만원으로 하락했다. 사업승인을 받은 4월에는 4억2000만원으로 회복세를 보였지만 이달들어 다시 4억700만원으로 떨어졌다.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는 134개동 6600여가구를 8106가구(임대주택 1379가구 포함)로 재건축을 추진중이며, 단일 재건축아파트로는 최대 규모다. 하지만 임대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물량이 1대 1 재건축에 그쳐 일반분양 가구수를 늘리기 위해 3종주거지역으로의 종상향을 추진하고 있다.
가락시영 재건축조합은 지난달 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 종 상향 요구했지만 서울시가 재검토를 통보하며 종상향이 무산된 바 있다. 이에 사업계획안의 미비점을 보완해 최근 송파구청에 접수한 상태다. 송파구 가락시영1단지 40㎡의 실거래가격은 올해초 5억4000만원에서 이달에는 5억원으로 떨어졌다.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는 지난 23일 재건축 안전진단이 통과된 이후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반포 주공1단지는 5층 규모 총 2358가구의 저층 대단지 재건축라는 점에서 사업성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안전진단 통과는 재건축의 초기단계이고 앞으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선 지자체와의 개발계획 협의 등 풀어야 할 현안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투자수요가 당장 살아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 가격 오를대로 올랐다..투자수익 확신 없어
강남권 주요 재건축아파트는 최근 거래건수도 급감하며 투자심리 위축을 반영하고 있다.
이달들어 거래건수는 개포주공은 10건, 고덕시영은 1건, 가락시영은 5건에 불과하다. 개포주공의 경우 재건축시장 침체 이전인 올 1월 50여건의 거래건수와 비교할 때 5분의 1로 급감한 것이다.
특히 5.1부동산대책에서 2종 일반주거지역(평균 18층) 층수제한이 폐지됐고, 양도세 비과세 2년 거주요건도 완화되는 등 재건축시장의 투자수요를 움직일 수 있는 요인이 있었지만 시장분위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과거처럼 시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호재가 나와도 움직임이 없는 것은 투자자들이 지금 강남권 재건축아파트를 사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며 "강남권 재건축의 경우 투자금액 자체가 크다는 것도 선뜻 투자에 나서지 못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재건축의 수익성을 좌우할 수 있는 사업추진 속도가 과거에 비해 늦어지고 있는 것도 투자메리트를 약화시켜 시장침체를 불러오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는 "최근 가격이 떨어진다고 해도 절대적인 투자금액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호재가 발표되더라도 바로 사업이 진행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사업속도가 눈에 띄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재건축시장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올해 강남4구 재건축아파트 주간 시세변동률 (자료: 부동산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