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서울 강동구에서 99㎡형 아파트 전세를 구한 직장인 박모씨는 서울시에서 지난해 9부터 운영하고 있는 서울 부동산정보광장(land.seoul.go.kr) 덕을 톡톡히 봤다. 그는 전세를 찾기 전 해당 지역 전세 실거래가격을 확인하고 중개업소를 돌았다.
박씨는 “매도자가 원하는 호가를 기준으로 계약을 했다면 불과 2~3주전 같은 아파트의 실거래가보다 2000만원을 더 줬어야 했다”며 “빠른 실거래 정보 덕에 가격 수준을 판단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주택 실거래가 등 각종 부동산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터넷 공간이 늘어나면서 내집마련의 노하우도 달라지고 있다.
내집마련을 원하는 수요자는 대부분 국민은행(land.kbstar.com) 사이트를 통해 매매나 전세의 시세 동향을 파악하고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이나 다른 지자체의 부동산 정보 서비스를 통해 실거래가를 확인한 뒤 중개업소를 방문한다.
대치동 토마토공인 김성일 사장은 “요즘 수요자들은 이미 가격 동향을 다 꿰고 방문하기 때문에 옛날처럼 중개업자나 매도자가 가격을 무리하게 불렀다가는 계약을 성사시킬 수 없다”고 설명했다.
쏟아지는 부동산 정보
전문가들은 정부 및 지자체에서 공개하는 부동산 정보를 잘 활용하면 시장의 흐름을 읽고 내 집 마련을 하거나 집을 파는 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국토해양부는 현재 월간 단위로 실거래가 정보(rt.moct.go.kr)를 공개하고 있는데 이달 안에 전월세 정보를 주기적으로 공개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서비스할 계획이다.
지자체별 부동산 정보 서비스를 강화하는 곳도 늘어난다. 이달 들어서 경기도가 맞춤형 경기부동산 포털(gris.gg.go.kr)을 열었고, 대전시도 지난달 25일부터 지적공간서비스포털(map.daejeon.go.kr)을 통해 각종 부동산 정보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이들 지자체에서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정보는 주택 실거래가는 물론 각종 도시계획 정보, 지도, 주변 생활편익시설 등까지 다양하다.
부동산부테크연구소 김부성 소장은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각종 부동산 정보만 잘 활용해도 시장을 흐름을 읽는 데 충분하다”며 “각종 지표의 의미를 이해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 vs 국토해양부 실거래가 정보
실거래가 동향을 파악하는 데 국토해양부 실거래 정보보다 지자체 공개 자료가 유용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예컨데 국토부 실거래가 정보는 월간 단위로 공개되는 데 비해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은 실시간으로 업그레이드 된다.
국토부가 발표하는 실거래가는 현재 지난해 12월 것까지만 공개돼 있지만 서울시 운용 사이트를 보면 이달 거래건수도 확인할 수 있다.
예컨대 설 연휴 이후인 지난 7일 6억5500만원에 계약된 목동신시가지9단지 71㎡형의 실거래 정보까지 나와 있다.
실거래가 정보를 활용하면 정확한 거래량 변화도 파악할 수 있다. 자신이 알고 싶은 지역 거래건수를 모두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량 변화는 해당 지역 집값이 어떻게 움직일지 예상해주는 주요 지표가 된다. 거래량이 늘어나면 가격 상승이 따라오는 게 보통이다.
다만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을 통해 거래량 변화를 파악할 때는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이 사이트는 계약일 기준이다.
만약 지난 12월 말 계약하고 2월 현재 신고를 한다면 거래량 변화로 잡히는 시점은 12월이다. 계약을 한 이후 60일 이내에 신고해야 하기 때문에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의 모든 자료는 60일 이전의 것만 확정된 것이다.
서울시 부동산평가팀 관계자는 “최근 일부 언론이 부동산정보광장의 자료를 분석해 1월 거래량이 줄었다고 보도했지만 아직 모른다”며 “1월 자료는 신고가 들어오면서 계속 업데이트 되기 때문에 최종 자료는 60일이 지난 4월이 돼야 확정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종 부동산 포털 사이트도 주목
정부가 운영하는 사이트 가운데 온나라부동산포털(www.onnara.go.kr)과 국토해양통계누리(stat.mltm.go.kr)는 부동산 시장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기초 자료가 많다.
온나라부동산포털의 ‘부동산거래’에서 아파트 거래현황을 보면 2006년부터 현재까지 연도별 월별 아파트 거래현황을 확인할 수 있고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도 공개돼 있다.
이 지수는 2009년12월 전국 재고 아파트를 대상으로 실거래가격 변동률을 적용한 것이다.
그밖에도 주택보급률, 토지거래현황 등 다양한 부동산 정보가 많아 자세히 살펴보면 시장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국토해양통계누리에는 공동주택, 미분양 주택, 임대주택, 재건축 아파트 등에 대한 다양한 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있다.
해당지역 시장 흐름을 파악하는데 역시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통계청(www.kosis.kr)을 통해 인구, 가구, 물가, 가계소득 등의 동향을 파악하는 것도 자신이 알고 싶은 지역 집값을 예측하는 데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