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 발달로 부동산 정보 불균형 빠르게 해소
"가격 왜곡 줄겠지만 지역별 동조화 경계해야"
부동산시장이 광범위하고 정교한 정보 공개에 힘입어 정보 효율성이 매우 높은 시장에서 가능한 `랜덤워크` 가정에 접근하고 있다.
`랜덤워크(random walk)`란 상품의 현재가격이 이미 내재가치(전망)를 반영하고 있어 선별 투자로 꾸준한 시장초과 이익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주식 이론. 대형마트 계산대의 어떤 줄에 서더라도 무관한 것(전 사람이 가장 빠른 줄을 선점했기 때문에)처럼 시장 정보가 효율적으로 공개되는 상황을 가정한다.
주택의 정확한 시세 정보 등이 실시간으로 풍부하게 제공되면서, 과거 `발품을 팔아야 좋은 집을 싸게 구한다`는 투자 철칙이 점차 힘을 잃고 있다는 얘기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2006년 11월 아파트 실거래가격 정보 공개 대상을 전국 소규모 단지까지 모두 포함시킨 데 이어 조만간 전월세 실거래 정보까지 주기적으로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
국토부는 최근 건물 조망권(왼쪽 그림)과 일조권(아래 그림)까지 정교하게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부동산 정보 공개에 앞장서고 있다.
정부와 별도로 부동산정보업체들은 과거 중개업소에 집중돼있던 정보를 빠르게 대중에 확산시키고 있다.
부동산114의 경우 전국 약 1만6000개 중개업소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실시간 매물과 매매·전월세 시세, 분양률은 물론 지역별 시장 전망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부동산1번지도 서비스채널을 스마트폰으로까지 확대하며 정보 불균형 해소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도 1987년 이후 주택 유형별·지역별 가격변화를 시계열로 비교할 수 있도록 매달 공개, 수요자가 직접 분석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하고 있다.
부동산은 상품마다 수치로 비교하기 힘든 수많은 특성을 지니기 때문에 정확한 가치평가가 매우 어렵다. 하지만 많은 정보가 공개될수록 우월적 지위를 악용한 폐해를 줄이고, 비정상적인 가격을 바로잡는데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정보기술의 발달로 부동산 정보 유통의 투명성이 제고되면서 쏠림현상과 왜곡이 줄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보가 빠르고 광범위하게 전달된다는 점에서 시장 전반의 가격을 요동치게 만드는 부정적인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인터넷을 통해 마치 현장에서 보는 것만큼 많은 정보를 볼 수 있게 됐고 양적으로도 상당히 풍부해졌지만, 일장일단이 있다"며 "지금처럼 전셋값이 오르는 시기엔 관계없는 지역까지 덩달아 전셋값을 올리려 하면서 실수요자에게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