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되고 싶나요?" 부자되는 방법 공개
“부자가 되고 싶나요?”
몇년 전 한 카드회사에서 “부자되세요”라는 광고 카피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새해면 누구나 부자가 되길 꿈꾼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국내에만 있는 부자학연구학회(한동철 회장)가 최근 서울에서 부자들로부터 부자가 되는 법과 부자로 사는 법을 듣는 ‘부자강연회’를 열었다. 평일 낮에 4시간여동안 열린 강연회에는 20대 여대생부터 80대 중반의 부자까지 노트에 꼼꼼히 메모하며 귀를 기울였다. 이날 강사로 나선 부자들은 오정순 수재학원 이사장. 류시문 한맥도시개발 회장. 박형문 녹십초 회장. 노재천 백산주류 대표였다. 자수성가해 부자가 된 이들은 ‘존경받는 미래의 부자가 됩시다’라는 주제에 맞게 봉사와 기부활동도 사업 못지 않게 열심히 하는 CEO다.
◇자신에겐 강하고 남에겐 잘하라
1989년 동대문구 답십리에서 공부방으로 시작한 오 이사장은 20여년간 동대문구를 대표하는 입시학원인 수재학원을 이끌어왔다. 죽음의 직전까지 몰렸지만 봉사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레 치유됐고 평소 남들보다 성실히 일하며 신의를 쌓은 걸 학원사업 성공의 비결로 꼽았다. 6년간 친자식처럼 아이들을 성실하게 가르치던 그를 눈여겨본 신축 건물주가 콘테이너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그에게 3개층을 써보라는 꿈같은 제의를 했다. 은행에서 담보없이 100만원도 빌리기 힘든 시절. 건물주의 보증 덕분에 2·3·4층을 쓰게 됐다. 월세를 제 날짜에 잘 내면 건물주가 장사가 잘돼서 그런 줄 알고 월세를 올릴까봐 늦게 내자고 ‘담합’했던 다른 세입자들과 달리 빚을 내서라도 월세내는 날 하루 전에 꼬박꼬박 월세를 줬다. 건물주는 다른 세입자들이 쓰던 1층 공간까지 무료로 쓰라고 줬다. 일대에 월세 잘내기로 소문나 “건물이 비면 건물주들이 조건에 임대 제의가 들어와 학원을 4개를 하게 됐다”면서 “착하고 열심히 살고 나에겐 강하고 남에게 잘하는 원리만 알면 성공하기 쉽다. 진실은 통한다”고 미소지었다.
◇세월을 아끼라. 존경받는 부자가 되라
류시문 한맥도시개발 회장은 어린 시절 다리를 다쳐 한쪽 다리를 절고. 귀도 안들리는 중도장애를 딛고 일어서서 성공했다. 올해부터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초대 원장(차관급)이 됐다. 취약계층을 고용하는 예비 사회적기업인 ㈜한맥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으며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로얄오페라단 후원회장. ㈔한국장애인소리예술단 총재 등 대표적인 사회공헌가다.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엄청난 부자가 됐지만 구내 식당의 3000원짜리 저녁을 먹고. 25년된 너덜너덜해진 외투를 입고 다닐 정도로 근검절약한다. 8살때부터 지게를 졌고 중학교 진학할 돈이 없을 만큼 궁핍한데다 몸까지 불편했던 그는 “나는 장애자지만 내가 살아온 삶의 꿈에는 장애가 없었다”면서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장애자는 세월을 낭비하는 사람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세월을 아끼라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생활이 넉넉한 부자는 많다. 우리 사회에서 진실로 필요한 부자는 존경받는 부자다. 심화되는 사회 양극화문제의 대안이 되는 기부가 정착될 때 진정한 선진사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3년만 미쳐라
박형문 녹십초 회장은 1987년 400만원으로 창업해 현재 양·한방병원을 제외하고 연 매출 1000억원의 건실한 기업을 이끌고 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건 금반지 5돈과 어머니의 실타래와 바늘. 골무가 전부였지만 뜨거운 열정으로 성공했다. 박 회장은 “자본주의사회에서 돈을 벌기는 너무 어렵다. 직장인들이 성공하려면 원칙이나 조건을 따지지 말고 ‘3년만 미쳐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게임이나 연애를 할 때처럼 일에 미치다 보면 능력이 쌓이게 되고 일정 경지에 오르게 된다는 뜻이었다. 수험공부하듯 직장생활을 하고 자신이 타고난 분야와 소질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어떤 문제든지 해결책을 찾아내는 지혜야 말로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꼽았다. 자신 역시 직장생활을 하던 시절 사장보다 더 일 많이 하는 과장으로 이름나 창업 당시 거래처 사장이 지인들에게까지 돈을 빌려 자신에게 투자해줘 오늘날이 있게 됐다고 웃었다.
◇공짜는 없고 쉬운 일도 없다
노재천 백산주류 대표는 직원들 부자만들기를 실천하고 있다. 직원들이 입사하면 40평 아파트 내집 마련의 꿈을 심어주고 매달 100만원씩 적금하는 ‘5년에 8000만원 만들기 프로젝트’와 직원들이 적금을 타면 적금액의 3~5%를 보너스로 주며 경제적 자립을 돕는다. 부자가 많아야 살기 좋은 세상이 된다고 믿어 회의실에서 직원들에게 부자가 되는 방법을 가르친다.
1978년 경월소주에 입사해 20년 뒤 월 매출 1억8000만원. 부채 13억원의 백산주류를 인수하며 맨발로 뛰었다. 지금은 채무 0원에 연간매출 120억원이 넘는 직원수 37명의 중견기업이다. 인수 당시 거래처를 확보하기 위해 서울. 성남. 안산 등지로 정신없이 뛰어다녔던 그는 “술을 워낙 좋아하고 술마시는 것 만큼은 자신있었지만 하루에 13차까지 술자리를 가진 적이 있다. 그때 나이가 50이었다”며 “13차까지 영업을 안했으면 지금의 백산주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3가지를 외우게 하는데 세상에 공짜는 없고 쉬운 게 없으며 혼자는 못산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나는 평생 3가지를 지키며 살아왔다.
결혼은 한 번 한다.
사행심 있는 것은 절대 하지 않는다.
지각하지 않는다. 이 3가지가 성공으로 이끌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부자와 빈자의 소통에 대한 소설책 ‘벤츠와 감자탕’을 내 화제가 된 부자학연구학회 회장인 한동철 서울여대 교수는 “매년 부자강연회를 열어 부자와 빈자가 어울리게 하고 강사로 나온 부자들은 단순히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아니라 부자로 어떻게 살아야 할 지도 알려줘 반응이 좋다. 또 사회에 봉사하고 기부하는 존경받는 부자상을 만들기 위해 학회에서 봉사부자상을 준다”고 밝혔다.
조현정기자 hj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