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 대해 알려면 무엇보다도 부동산 지식을 쌓기 위한 목적의식이 있어야 한다. 목적의식이 강할수록 얻는 것도 크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부동산을 시작하려 했던 것은 아니다. 대학에 입학하기도 전에도 사회경험이 제법 되었던 대학 시절 장래에 대해 고민이 유난히 많았었다.
어떤 길을 가야 열심히 일한 만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까 고민하던 가운데 ‘사오정’이나 ‘오륙도’ 등 신종어들이 속속 생겨나고 기업체에 근무해 열심히 일해 젊음을 바친다 하더라도 미래가 안정적으로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를 지켜내기가 힘든 시대라 판단하였다.
그래서 내가 열심히 갈고 닦은 지식이 무기가 되고 연륜이 쌓일수록 보는 시각도 넓어져 롱런할 수 있는 게 과연 무엇일까 고민하다 ‘부동산’이 그 대안일 수 있다는 생각에 뛰어든 것이다.
이에 대학을 졸업하기 전 부동산 정보회사에 입사를 하였다. 정보분석팀에서 근무를 하다보니 부동산에 대해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평소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내 자신이 너무 무지하다는 판단아래 분기마다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몸부림쳤다.
처음 목표는 청약통장이었다. 청약통장을 우습게 아는 사람들이 많지만 청약통장이 없다면 유망분양물량에 청약할 수 없어 분양이 아닌 기존 주택으로만 갈아타야 해 선택의 폭이 좁아지게 된다. 이 때문에 미래를 대비해 청약통장을 하나정도는 갖고 있는 것이 좋다.
또 많은 분들이 청약통장이 간단하다고 생각하는데 실제 그렇지 않다.
청약통장 리모델링부터 시작해서 당첨방식, 무주택세대주 우선공급 관련 무주택 및 세대주기간 인정 여부, 투기과열지구 내 1순위 청약배제, 공공분양?공공임대?국민임대 분양방식, 지역거주자우선순위, 세대원 내 당첨여부 판단 시 배제되는 인척 등 모든 원리를 이해해야 컨설팅이 가능한데 이를 혼자 독학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때그때 의문을 해소해줄 누군가가 있어야 하는데 다행히 국민은행 콜센터가 그 역할을 대신해 주었다. 수백 번은 전화한 것 같다. 그래도 짜증내지 않고 고객이라고 해서 답변이 끝나 끊을 때가 되면, ‘더 궁금한 사항은 없으십니까?’로 물어봐주니 오히려 황송하기까지 하다.
어느 정도 마스터하자 이번에는 세금을 목표로 세웠다. 초창기 컨설팅하면서 세금 때문에 많은 애를 먹었다. 막말로 맨땅에 헤딩하기였으니 말이다. 우선 세금 관련 서적을 3권 정독하고 나니 어느 정도 이해는 되었지만 조금만 상황이 바뀌어도 아리송하기만 하였다.
이에 청약과 마찬가지로 수시로 의문이 드는 것을 알려줄 누군가가 필요하였다. 주위 아는 분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도 한두 번이었다. 수시로 도움을 청했다가 외면당한 적도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민은행처럼 친절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개략적이나마 답변을 얻을 수 있는 국세청 콜센터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수천 번은 전화한 것 같다. 하지만 문제는 전화연결이 되기 전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도록 되어 있는데, 어느 날 국세청에서 전화가 왔었다. ‘거기 뭐하는 곳인데 전화를 많이 하냐?’고 말이다. 필자가 걱정되는 부분이다. 어떨 때는 요상(?)한 것도 물어봤으니 ‘국세청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렇게 하다보니 이제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꺼리낌이 없어지게 되었다. 다만 한가지 알아둘 점은 국세청 세무담당 직원이라 하더라도 모두 맞게 얘기하는 것이 아니며 답변내용이 틀려도 법적으로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점이다. 고로 답변내용을 맹신해서는 안 되겠다.
다음 목표는 재건축/재개발/경매였다. 재건축의 경우 투자분석하기 위한 예상 추가부담금 산정과 대형평형에 갈 수 있는 확률, 재개발은 헷갈리기 쉬운 분양자격 및 물건별 투자분석 등을 연구하게 되었는데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겠는가! 법조항도 많고 까다로워 여기에는 많은 시간과 돈이 투자되었다.
이밖에 수시로 해야 할 일이 있다.
부동산에 대해 많이 알기 위한 첫 번째는 우선 시시각각 정보 업데이트이다. 부동산은 정보를 바탕으로 분석하고 재생산하는 분야이다 보니 정보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부동산 정보를 수시로 업데이트하지 않으면 낡은 지식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필자는 신문 가운데 중요하고 괜찮다고 생각되는 8개의 신문 내용을 매일 아침에 탐독하고 이중 추후에 다시 봐야할 내용이라면 스크랩해놓는 습관을 들여놨다. 지금도 매일 신문을 읽고 스크랩을 계속하고 있다. 스크랩한 두꺼운 파일철이 20권은 되는 것 같다.
두 번째는 외부 교육을 듣는 것이다. 매년마다 부동산 컨설팅, 경매, 토지, 재건축?재개발이나 디벨로퍼 과정 등에 수강을 하면서 인맥도 쌓고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필자의 경우 회사에서 모대학과 제휴형식을 취해 강의를 들으며 강사섭외나 일정 등을 조율하는 역할을 2년 넘게 했기 때문에 그동안 부동산에서 이름 있는 강사분들의 강의를 안 들어본 적이 없다. 이외에도 필자는 투자라는 생각에 사비를 들여 주기적으로 경매, 재건축?재개발 등 여러 강의를 신청해 수강하였다.
세 번째는 현장경험이다. 관심이 있는 아파트라면 가보지 않고는 못배길 만큼 아파트에 대한 애착이 있어야 한다. 차를 타고 가도 아파트만 눈에 들어오고 운전을 하더라도 아파트를 바라보다 사고 날 뻔 한적이 몇 번 있었다.
그만큼 애착을 가지고 현장을 돌아다니며 해당 단지의 특장점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현장을 돌아다니다 해당 단지 내부가 머릿속에 그려질 때 신문보도나 주위에서 ‘해당 단지가 얼마 올랐다’라는 소식을 접하면 왜 올랐을까? 분석하게 되고 또 ‘그정도 오를만하지’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또 가격변화가 없는 단지라면 그 이유를 생각해본다.
네 번째는 실무이다. 필자는 상담업무를 하면서 유수히 많은 단지를 분석하고 비교하면서 평가해 보았다. 실제 일반인들이 이와 같이 실무를 접하지 않고 다른 일을 하면서 부동산에 대해 감을 잡기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방법은 있다. 여러 부동산정보회사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커뮤니티가 있는데 이는 회원들이 서로 질문?답변을 하는 것이다. 전문가 뺨치는 일반인들이 많아 답변만 봐도 도움이 되지만 이보다는 직접 다른 회원의 질문에 답을 해보라.
실무와 접할 때 몸에 체화되기가 쉽고 그만큼 머리에 많이 남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매일 업데이트된 정보를 활용해 개발호재가 인근에 미치는 영향을 머릿속으로 그려보고 세금측면이나 청약통장 등 각기 다른 상담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나라면 어떻게 할까?’ 고민해본 뒤, 답변을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여기 저기 알아보고 연구한 뒤 답변을 해야하므로 처음에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힘들겠지만 쌓이면 쌓일수록 지식이 늘어나고 보람을 느끼게 된다.
서두에 밝혔듯이 부동산에 대해 알고 싶다면 열정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 것은 이와같이 부지런해야 하기 때문이다. 필자도 부에 대한 욕구나 부동산 지식에 대한 갈증을 느끼지 않았다면 매일 이를 실천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